운동과 취미
나도 뛸 수 있을까?|한 바퀴도 힘들었던 체육 교사의 러닝 시작
체육관 한 바퀴에서 첫 5km, 누적 200km까지 이어진 달리기의 기록 — 나의 러닝 역사 1편
뛰라고 말만 하던 내가, 혼자 뛰어본 날
저는 체육교사입니다. 학생들에게 운동을 가르치고, 체육 시간마다 체육관을 두 바퀴 뛰라고 이야기하는... 그런데 어느 날, 학생들에게 뛰라고 해놓고 서 있는 제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는 왜 안 뛰고 있지?’ 수업이 끝난 후 체육관에 아무도 없을 때 나는 혼자 체육관 한 바퀴를 뛰어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 호흡이 가빠졌고, 고작 한 바퀴를 달렸는데도 숨이 찼습니다. 시계를 보니 40초가 걸렸습니다. ‘뭐야?’ '몸이 왜 이래?' ‘나 체육 교사 맞아?’ 짧은 달리기 뒤에 여러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최소한 학생들 만큼은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능하다면 학생들보다 더 잘 달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마음먹었다고 바로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조금 뛰다가 멈췄고, 다시 뛰다가 또 멈췄습니다. ‘아, 진짜 힘들다. 못 하겠다.’ 달리고 싶은 마음과 멈추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뛰고 쉬기를 반복했습니다. 처음부터 오래 달리는 사람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조금 더 뛰기 위해, 천천히 뛰다
처음에는 ‘페이스’라는 개념조차 몰랐습니다. 어느 정도 속도로 달려야 하는지, 어떻게 힘을 나눠 써야 하는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체육관 바닥에 그려진 농구장 라인을 따라 한 바퀴를 뛰었습니다. 다음에는 두 바퀴, 그다음에는 세 바퀴를 시도했습니다. 특별한 훈련 계획은 없었습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뛰어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러닝을 하는 친구를 만나 제 이야기를 했습니다. 친구는 짧게 툭 말을 던졌습니다. “천천히 뛰어봐. 그러면 조금 더 뛸 수 있어.” 저는 그 말대로 속도를 늦춰봤습니다. 더 오래 달리고 싶으면서도, 정작 얼마나 빠르게 뛰고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았던 겁니다. 천천히 뛰자 한 바퀴가 두 바퀴가 되고, 두 바퀴가 세 바퀴가 됐습니다. 여전히 힘들었지만, 조금 더 달릴 수 있었습니다.
약 7개월 만에, 5km완주

2025년 5월 28일, 처음으로 5km를 완주했습니다. 체육관 한 바퀴도 버거웠던 저에게는 놀라운 거리였습니다. 2024년 10월 25일 첫 달리기 기록을 남긴 뒤, 약 7개월이 지난 때였습니다. 빨리 해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뛰다가 멈추는 날들을 지나, 달리는 시간을 조금씩 늘렸습니다. 한 번 더 뛰고, 다시 시도하는 시간이 쌓인 끝에 5km를 달렸습니다. 처음에는 한 바퀴를 뛰고도 ‘내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는 5km를 달리고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같은 몸으로 달렸지만, 그 몸을 바라보는 제 생각은 달라져 있었습니다. 저에게 첫 5km라는 숫자는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그만뒀다면 만나지 못했을 제 모습이었습니다.
뛴 거리는 쌓인다
저는 삼성 헬스로 달리기를 기록했습니다. 한 번에 얼마나 달렸는지 살펴보다가, 어느 날 누적 거리를 보고 놀랐습니다.
2025년 5월 12일에는 누적 100km, 6월 28일에는 누적 200km에 도달했습니다.
첫 5km 완주보다 누적 100km 달성이 먼저였습니다. 한 번에 긴 거리를 달리지 못하던 때에도, 짧게 달린 기록들은 계속 쌓이고 있었던 겁니다.

한 바퀴를 뛰고 멈췄던 날, 두 바퀴를 시도했던 날, 천천히 조금 더 달렸던 날. 따로 보면 짧은 달리기였지만, 기록 속에서는 하나의 거리로 이어졌습니다.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내가 정말 계속하고 있구나’라는 사실이 보였습니다. 잘 달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그보다 먼저 계속 달리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계속할 수 있을까?
처음 체육관을 달렸을 때는 제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몰랐습니다. 그날의 질문은 아주 작고 솔직했습니다. ‘나도 뛸 수 있을까?’ 5km도, 누적 100km도, 200km도 처음부터 계획해 둔 숫자는 아니었습니다. 한 바퀴 다음에 또 한 바퀴를 시도하다 보니 만난 기록들이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달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러닝
제가 직접 배우는 시간이 됐습니다. 뛰라고 말하는 것은 익숙했던 나, 직접 뛰지는 못하던 체육 교사가 이제는 힘들어서 멈추고 싶은 학생들을 경험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갑니다. 오늘도 성장하고 있는 에디터 초이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