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나를 읽다
나의 수업 방향, 그리고 수업 코칭으로 돌아본 나의 철학
10월 세 차례의 수업 코칭을 통해, 내가 지켜 온 두 가지 수업 철학과 앞으로의 방향을 돌아보았습니다.
※ 이 글은 모든 내용을 저의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글입니다.
잘하고 있는지 보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10월, 수업 코칭을 받았습니다. 혼자 수업을 설계하고 실행하다 보면 문득 궁금해집니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학생들에게도 전해지고 있을까? 지금 내가 가는 방향은 맞을까? 코칭을 통해 확인하고 싶었던 것도 그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가진 철학과 실제 수업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코칭이란 피코칭자가 스스로 자기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코치가 도와주는 것.” 코칭자가 준 책 문장 중에 이 문장이 남았습니다. 제가 학생들과 만들어 가고 싶은 수업도 그렇습니다.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고 시도하며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도록 돕는 수업입니다. 코칭을 받는 제 모습과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의 모습이 이 지점에서 연결되었습니다.
마음껏 뛰기 위해 필요한 배려

제 첫 번째 수업 철학은 “서로를 배려하고 밝게 웃으며 마음껏 뛰어라.”입니다. 체육 시간 만큼은 학생들이 충분히 움직이고 즐겁게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즐거움이 함께하는 친구에게도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마음껏 뛰어라’ 앞에 ‘서로를 배려하고’ 라는 말을 두었습니다. 코칭에서는 기본이 탄탄하고 질서가 살아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충돌했을 때 부정적인 말투 대신 부드럽게 걱정하며 다가간 모습을 좋게 보셨다고 했습니다. 배려를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동시에, 제가 먼저 보여 주어야 할 태도이기도 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떤 표정과 말투로 학생을 만나는 지에도 수업의 방향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규칙 역시 함께 뛰기 위한 바탕입니다. 농구와 플로어볼의 정식 규칙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수업에 맞는 규칙 안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도록 했습니다. 코칭에서는 그 점도 긍정적으로 보아 주셨습니다.
뇌가 움직이는 수업을 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 수업 철학은 “뇌가 움직이는 수업”입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실행한 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가는 과정을 경험하길 바라며 수업을 진행합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그 결과를 살펴보는 과정이 있었으면 합니다. 수업 기록에 적은 ‘답이 없는 답을 탐구하도록’이라는 표현에도 그런 뜻을 담았습니다. 학생들이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해 보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코칭에서 받은 피드백 중에는 수업의 구조와 자율성에 관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활동 사이의 연관성과 의도, 시간 배분과 강약 조절이 분명하면서도 학생들의 자율성이 충분히 살아 있었다는 평가였습니다. 수업의 흐름을 준비하는 일과 학생에게 선택할 여지를 주는 일을 함께 가져가려 했던 의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설계한 틀 안에서 학생들이 얼마나 생각하고 결정하는지 살펴보고 싶습니다.
질문으로 연결하는 수업

걷는 속도와 안정성에 관한 물음, 내가 생각하는 탁구란?, 손과 공 또는 라켓과 공의 접촉 시간을 묻는 질문을 한 장에 담았습니다. 학생들이 먼저 자신의 생각을 꺼내고, 움직이며 확인한 뒤, 다시 질문을 돌아볼 수 있도록 수업의 흐름과 함께 살펴볼 자료입니다.
왜 그 활동을 했는지 말할 수 있다는 것

코칭자는 활동의 이유를 묻는 질문마다 제 철학과 방향이 담긴 답을 들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번 기록을 다시 읽으며 눈길이 가는 대목입니다. 수업을 준비할 때는 활동의 순서와 운영 방법을 많이 생각합니다. 그와 함께 ‘왜 이 활동이 필요한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생들이 무엇을 경험하기를 바라는지 분명해야 다음 선택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편의 뮤직비디오
제 수업을 ‘전개가 매우 빠른 한 편의 뮤직비디오’에 비유한 한 줄 평도 남았습니다. 음악을 타이머로 활용한 점을 새롭게 보셨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익숙하게 해 오던 방식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서 고생하는 교사
‘사서 고생하는 교사’라는 표현에는 힘이 많이 들고 쉽게 드러나지 않아도 소중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격려가 담겨 있었습니다. 기록 첫머리에 적은 “공감이란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문장을 이 피드백들과 함께 읽게 됩니다. 제가 고민한 이유와 의도를 누군가 짚어 주는 일이 코칭의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고민을 이어 갈 수 있도록 기록하기

코칭을 받으며 참여도가 낮은 학생을 어떻게 도울지, 질문을 수업에서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한 고민도 꺼냈습니다. 학생 지도에서는 행동을 관찰하고 그 안에 어떤 욕구가 있는지 살펴보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타임아웃도 제 수업 상황에서 고려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야기되었습니다. 학생마다 필요한 도움이 다르다는 점을 두고 더 고민해 보려 합니다. 질문은 출발에서 열린 질문으로, 전개에서 닫힌 질문으로, 도착에서 다시 열린 질문으로 구성하는 흐름을 제안받았습니다. 학생의 성찰 일기에 담긴 질문을 골라 스티커를 붙이는 활동도 하나의 방법이었습니다. 수업 일기를 쓰고 다른 선생님들과 나누라는 권유도 받았습니다. 수업 일기는 숙제가 아니라 수업 성찰이라는 설명과 함께였습니다. 잘된 장면과 풀리지 않은 질문을 남긴다면 다음 수업을 준비할 때 다시 꺼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서로를 배려하고 밝게 웃으며 마음껏 뛰어라.” 그리고 “뇌가 움직이는 수업.” 이번 코칭을 통해 제가 가진 두 문장의 방향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제는 그 문장들이 매시간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지 조금 더 자세히 기록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기를 바라듯, 저도 제 수업에 질문을 던지며 다음 시간을 준비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