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취미
체육관 한 바퀴에서 1,000km까지
나의 러닝 역사 3편 10km 최고 기록과 다섯 주의 공백, 그리고 누적 1,000km를 지나며 발견한 달리기의 의미를 기록합니다.
기록은 언제나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2026년 4월 11일, 제15회 행복한 가게 마라톤 대회 10km에 참가했습니다. 앞선 대회에서 59분대에 들어왔지만, 이날 기록은 1시간 1분 19초였습니다. 기록은 조금 뒤로 갔습니다. 그래도 걷지 않고 끝까지 달렸습니다. 대회를 마치고는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끝까지 달렸다는 감사함
“힘들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달리기를 하다 보니 기록이 늘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배웁니다. 잘 달리는 날도 있고, 생각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그날은 기록보다 끝까지 달렸다는 사실에 마음이 갔습니다.

완주 후 받은 메달에는 제가 좋아하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너를 만나면, 더 멋지게 살고 싶어진다.” 그 문장을 보며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을 생각하면 정말 더 멋지게 살고 싶어집니다. 메달이 마음에 남은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10km
2026년 5월 23일, 안양천 장미 축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대회를 며칠 앞두고 비가 내려 학교 복도에서 4km를 달렸고, 이틀 전에는 빠른 페이스로 달리는 훈련도 했습니다. 대회 날에는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6시에 출발했습니다. 두 친구를 만나 몸을 풀고 출발선에 섰습니다. 그중 한 친구는 오랫동안 마라톤을 해온 친구입니다. 저는 특별한 기록 욕심 없이 출발했습니다.


초반에는 사람이 많아 속도를 내기 어려웠지만, 1km를 지나자 달릴 공간이 생겼습니다. 옆에서 달리던 친구가 지금 1km에 5분 30초 정도의 페이스라고 알려줬습니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였습니다.
57분 51초 30의 결승점
7km부터 조금씩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8km에서 9km까지는 ‘달린다’보다 ‘버틴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습니다.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 사람을 찾아 따라가며 발걸음을 이어갔습니다. ‘이대로 가면 1시간 안에 들어가겠는데?’ 9km를 지나면서 다시 속도를 올렸습니다. 결승점 약 300m를 남겨두고는 마지막 힘을 꺼내 달렸습니다.

57분 51초 30. 당시 저의 10km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1시간 1분 48초 → 59분 59초 84 → 1시간 1분 19초 → 57분 51초 30 기록을 나란히 놓고 보니 좋아졌다가 늦어지기도 했던 과정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힘들었던 구간을 지나 결승점까지 달렸다는 기쁨이 컸습니다.
다섯 주를 쉬고 다시 밖으로
잘 달리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2026년 여름에는 임플란트 치료와 이마 봉합, 무릎 통증 등이 겹쳤습니다. 약 다섯 주 동안 운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계속 이어오던 흐름이 끊기자 다시 시작하는 일도 부담스러웠습니다. 8월 1일, 다시 밖으로 나갔습니다. 걷고 뛰기를 섞어 3km를 움직였습니다. 예전처럼 빠르게 달리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그날은 다시 시작했다는 사실이 중요했습니다.
평범한 날들이 쌓여 1,000km가 되었습니다
2026년 8월 7일, 누적 달리기 거리가 마침내 1,000km가 되었습니다. 체육관 한 바퀴도 힘들었던 저에게는 믿기 어려운 숫자였습니다.

한 번의 대단한 달리기로 만든 거리가 아니었습니다. 운동화를 신고 나갔던 수많은 평범한 날들이 쌓여 만들어진 거리였습니다. 누적 100km가 200km로, 500km로 이어지더니 어느새 1,000km에 닿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기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기적처럼 느껴지는 일이었습니다. ‘나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그날은 지금의 제 모습이 스스로 자랑스러웠습니다.
나는 이제 달리는 사람
제 러닝은 거창하게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에게 뛰라고 말하면서 정작 저는 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돌아본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직접 달려본 체육관 한 바퀴는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그 한 바퀴가 고맙습니다. 그때 힘들지 않았다면 제 몸을 돌아보지도, 달리기를 시작하지도 않았을지 모릅니다. 달리면서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고, 지난번보다 늦게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몸이 아파 쉬었고, 걷기와 달리기를 섞으며 다시 시작했습니다. 제 달리기에는 그 시간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저는 잘 달리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저는 이제 달리는 사람입니다. 앞으로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지는 아직 모릅니다. 다만 40대 후반에도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전에는 못 했던 일을 해볼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갑습니다. 체육관 한 바퀴에서 시작한 달리기는 그렇게 제 일상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 성장 중입니다. 여러분에게도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계속하다 보니 어느 날 해내고 있던 일이 있나요? 저의 달리기는 계속됩니다.